유튜브로 무엇인가를 기록해보고 싶었습니다. 블로그로 담지 못하는 소리를 기록하고 싶었고 제가 잘 때나 음악 대신 듣는 빗소리를 직접 녹음해보고 싶었습니다. 직접 녹음한 것을 듣는다면 뭔가 만족감도 생길 것이고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돈이 들어가지 않게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해 녹음을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역시 제가 쓰기에는 충분한 스펙의 소유이고 배터리의 충전이나 파일의 이동에 관하여 굉장히 편리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집 근처에서 테스트를 끝내고 들어 본 음향은 기분 탓인지 만족할 만 음량이 녹음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들어보니 간과한 점이 있었는 데 사용하는 스마트 폰이 하나뿐이라 모든 카톡과 전화 그리고 알람까지 녹음하는 동안은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요즘 시대에 모두들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한순간도 놓지를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항상 어딘가에 링크되어 있는 요즘 한동안 쓰지 못하는 것은 꽤나 불편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녹음기를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장 8시간에서 10시간까지 녹음이 되는 스팩을 원하고 욕심을 더 부려서 스테레오 방식의 음질이 좋게 녹음되는 것을 기본으로 정했습니다. 정말 좋고 많은 녹음기가 있었지만 가격을 많이 쓸 수 없었기에 10만 원대 정도로 선을 정하고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제가 정말 전문적으로 활동을 한다면 비싼 것을 사게 될 것 같습니다만 그렇기엔 아직도 먼 후의 일이고, 이것저것 고려를 해서 알아보니 Zoom H1n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타스캠 Dr40x와 Zoom H1n 두 가지를 비교하고 고려했고 직접 음질을 평가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중고 매물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H1n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유튜브 국민 녹음기라고 불리고 있는 만큼 정보도 더 많았기에 신뢰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중고나라와 당근 마켓을 살펴본 결과 매물이 없었고 그동안 녹음 장소와 주변 상태 그리고 고려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던 도중 매물이 나온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데드 캣이 포함된 매물이 10만 원에 나왔고 가격도 맞았기에 바로 거래를 권했고 구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옥수역 주변에서 거래를 하였는데 주변에 차를 댈 곳이 많이 없습니다. 이런저런 고생을 조금 하고 중고 매물을 업어오게 되었습니다.
제품의 상태는 굉장히 양호했고 사용은 1년전에 구입, 3번 정도 사용했다고 하였습니다. 겉모양을 위주로 확인을 해보니 사용감 자체도 없었고 깨끗했습니다. 하지만 메모리카드가 없었기 때문에 녹음에 관한 것은 확인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자가 있는 물품을 판매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믿고 가지고 왔습니다. 귀가를 하는 동안 틈틈이 마이크로 SD카드를 구매했고 저렴한 가격으로 나와있는 것을 구입했습니다. 새벽에 배송이 도착했기에 아침에는 끼워보고 간단히 테스트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없는 제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 소식을 듣고 녹음을 하기로 한 당일. 신경은 많이 썼지만 정작 현장 답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기계적 특성으로 인간의 귀보다 더 정밀하게 녹음을 해서인지 막상 현장 테스트를 해보니 잡소리가 많이 들어와 데드 캣을 설치했습니다. 우선 건전지를 교체하고 조용한 구석에 우산을 기대고 그 아래에 녹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사정이 있어서 찍지 못하였습니다. 설치 후 기억에 잊힐 즈음에 회수를 하였고 그 후로는 노트북에 옮겨서 작업을 하기 시작합니다. 순수 빗소리 용량만 9기가가 넘었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H1n에서 미리 들어본 결과는 빗소리가 아니라 고기 굽는 소리가 나는 것이 첫 녹음치 고는 제대로 된 삼겹살 굽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나는 분명 빗소리를 녹음한 건데 삼겹살 굽는 소리라니.. 아무래도 녹음기의 위치와 감도가 앞으로의 녹음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편집의 여정도 쉽지는 않습니다. 전문가가 아니기때문에 시행착오도 굉장히 많을 것이고 더 실패를 겪어야 제 마음에 드는 소리를 녹음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웨이브 패드라는 프로그램에서 작업을 다하고 데모 버전이라 소리가 6시간 미만으로밖에 저장이 안 되는 상황을 두 번 겪고 나서야 파이널 컷으로 편집을 다시 하기 시작합니다. 몇 시간을 버렸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나름 혼자서 쥐어짜듯이 작업을 하고 나서야 10시간짜리 파일을 정확히 만들었습니다. 그다음의 문제점은 용량이었습니다. 저장될 용량이 355기가가 나오는 것을 보았을 때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노트북의 최대 용량보다 많았기 때문에 작업 자체가 불가한 상황에 놓인 겁니다. 또 검색하고 연구하고 겨우겨우 50기가 정도로 저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잠시 유튜브 활동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저는 그 큰 벽에 가로막히게 되지만 그것도 또 검색하고 연구하고 겨우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나온 결과물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짜잔. 나름대로 뿌듯합니다.
10시간짜리 영상이 공개적으로 검색이 되는 때는 2일이 걸리더군요. 아무래도 유튜브쪽에서 음성도 AI가 검열을 하나 봅니다. 구독자와 플레이수가 많아지는 욕심을 꿈꾸어보면서 비가 또 언제 오나 검색을 하며 오늘도 또 하루 기분 좋게 살아봅니다.